삶은 계란의 껍질이 벗겨지듯
묵은 사랑이 벗겨질 때
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
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
먼지 앉은 석경 너머로
너의 그림자가 움직이듯
묵은 사랑이 움직일 때
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
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
새벽에 준 조로의 물이
대낮이 지나도록
마르지 않고 젖어 있듯이
묵은 사랑이
뉘우치는 마음의 한복판에
젖어 있을 때
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
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